
[뉴스써치] 매천 선생 사후 4년여가 지난 갑인년(1914 )에 3.1 기미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33인중의 한 사람인 만해 한용운(萬海 韓龍雲)선생이 화엄사를 찾았다가 매천 선생의 순절 소식을 듣고 매우 슬퍼하며 ‘매천 황현(梅泉黃玹)’ 선생이란 추모시를 손수 지은 후 매천사로 찾아가 동생 황원에게 전달하였는데 그 싯귀가 어찌나 담대하고 절절한지 가슴저미며 읽을 수밖에 없다.
절명시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었지만 만해 한용운 선생이 쓴 ‘매천 황현(梅泉黃玹)’ 선생이라는 시는 그동안 후손이 고이 간직해 왔다가 2019년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되었기에 그 시를 여기에 옮겨 본다.
就義從容永報國(취의종용영보국)
[의리로써 나라의 은혜를 영원히 갚으시니]
一瞑萬古劫花新(일명만고겁화신)
[한번 죽음은 역사의 영원한 꽃으로 피어나네]
寞留泉坮不盡恨(막류천대부진한)
[이승의 끝나지 않은 한 저승에는 남기지 마소서]
大慰苦忠自由人(대위고충자유인)
[괴로웠던 충성 크게 위로하는 사람 절로 있으리]
매천사(梅泉祠)는1955년 후손과 뜻있는 유림(儒林)들의 손으로 순국한 그 자리에 새로 건립되었다.
정부는 선생의 독립의지와 우국 충정을 높이 받들고 기리는 뜻에서 1962년에 매천 선생에게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장(建國勳章 獨立章)을 추서(追敍) 하였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2019년 2월19일부터 ‘서대문형무소역사관(西大門刑務所歷史館)’ 특별 전시실에서 독립유공자들의 발자취를 기념하는 전시회가 열렸다.

필자는 전시회 첫날 그 곳을 찾았다. 그 많은 독립운동가들과 애국지사들중에 제1전시실 첫들머리에 매천 선생 손때가 묻은 진품 유묵(遺墨)과 유품(遺品)들이 전시되어 있어 이를 보는 순간 가슴 뭉클함을 어쩔 수 없었다.
보통 도난이나 훼손을 우려해서 진본이 아닌 복사본이나 사진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전시회에서 진본과 진품을 직접 대하고 보니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목숨을 초개(草芥)처럼 버리며 쓴 절명시 진본(眞本)과 가족이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 만해 선생의 친필(親筆) 추모시 ‘매천 황현(梅泉黃玹)’ 원본 및 매천 친필모음 사해형제(四海兄弟)와 유품인 안경, 벼루, 필가(筆架)와 유묵 등을 직접 대하고보니 감회가 깊었다.
그만큼 애국심에 불타는 매천 선생의 위상(位相)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자주독립을 위해 한 목숨을 기꺼이 바친 애국지사들의 살신성인(殺身成仁)에 고개가 절로 숙여질 수밖에 없었다.
서대문형무소는 의병장 허위(許蔿1855~1908), 유관순 열사(柳寬順烈士1902~1920), 강우규 의사(姜宇奎 義士1855 ~1920) 등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자주독립을 외치다 수감되어 고초(苦楚)를 겪었던 역사의 현장이다.
서대문형무소는 지금은 역사관으로 탈바꿈하여 어두웠던 시절 나라를 위해 살다 간 역사의 증인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독립운동에 앞장선 애국지사들의 면면을 볼 수 있기에 분기탱천(憤氣撑天)했던 선각자들의 얼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황현 선생(黃玹 先生), 안중근 의사(安重根 義士), 윤봉길의사(尹奉吉 義士), 이봉창의사(李奉昌 義士), 이준 열사(李儁 烈士), 김구 선생(金九 先生), 안창호 선생(安昌浩 先生), 김좌진 장군(金佐鎭 將軍) 등 애국지사,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들의 고귀한 발자취들을 되새기며 100년전 그날 3.1절의 함성이 귓가를 맴도는 듯 감회가 새로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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